직장에서 젊은이들이 난처함을 겪는 이유는
실력이 아닌 구조 때문입니다.
요즘 직장에서 일하는 젊은 세대들은 실력보다 더 복잡한 난관에 부딪힙니다. 바로 조직 내 책임 구조의 붕괴입니다.
예컨대 팀장에게 원칙을 묻고자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알아서 유연하게 하라는 말. 또 반대로 원칙을 지키면 유도리가 없다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렇게 윗사람이 책임을 회피하고 아래 사람에게 판단을 떠넘기는 구조는, 젊은 직원 입장에서는 난감합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리? 과장? 부장? 이사?
문제는 각 직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대리는 대리로서의 판단과 책임을 회피하고, 부장은 말만 하고 실행은 없습니다. 이사가 있어도 방향 제시는커녕 적당히 하라는 말로 넘깁니다.
그 결과, 젊은 직원들은 누구의 말도 신뢰할 수 없고, 자기 판단도 자칫 튀는 행동으로 비칠까 위축됩니다. 결국 실력보다는 줄을 잘 서야 하고, 눈치를 잘 봐야 하며, 말을 잘 들어야 기회를 얻는 기형적 구조가 굳어집니다.
이런 구조에서 회사는 성장하지 못합니다. 실력 있는 인재가 드러날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왜 이렇게 힘든지,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에 자주 빠집니다. 젊은이들이 겪는 혼란은 단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들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드는 조직의 구조 그 자체에 있습니다.
유연하게 처리해도 된다는 선임과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는 선임. 말하는 기준이 다른 두 선임 사이에서, 어느 쪽을 따르든 누군가는 불편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 가장 곤란한 건 그 업무를 실제로 처리해야 할 젊은 실무자인 셈이죠.
이런 상황은 커뮤니케이션 오류 정도가 아닙니다.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각 직급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권한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책임은 피하고, 판단은 전가하면서, 결과적으로 실무자는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지 알 수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실력이 있어도 무너지는 시스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할의 분명함입니다. 대리는 대리의 판단, 과장은 과장의 결정, 부장은 부장의 방향 설정을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입니다. 실무자가 대리를 건너뛰고 부장에게 묻고, 부장은 또다시 이사에게 책임을 미룹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판단은 흐려지고, 답은 모호해집니다.
이때 실력 있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면, 튀는 사람, 나대는 사람으로 보이고, 오히려 눈치만 보는 사람이 조직에 잘 적응한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결국 실력이 아니라 순응과 비위 맞춤이 생존의 조건이 되는 이런 조직에서 젊은 인재들은 큰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바로잡혀야 한다는 문제의식조차 조직 내에서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냥 눈치껏 해”, “윗사람 말에 맞춰” 같은 말은, 조직을 더 오리무중으로 만들고, 진짜 실력자들을 침묵하게 만듭니다. 조직은 점점 정체되고, 젊은 세대는 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실력보다 중요한 건 철학입니다
여기서 생각 해 볼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자기 철학과 소질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직장에 가서 시키는 일만 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시대는 끝난다는 말입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기출문제 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당일 시험장에서 단 하나의 문장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글로 써야 했습니다. 단순한 암기나 기술이 아닌 사고력과 사유, 통찰력을 확인해보는 시험이었던 것이죠.
우리 민족은 수천 년 동안 지식이 아닌 철학으로 인재를 길러낸 민족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외국에서 만들어진 교육 모델을 그대로 들여와서 아이들에게 지식을 외우기만을 강요합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는 결코 나올 수 없습니다.
진짜 인재는, 자신의 소질과 방향성을 깨닫고, 거기에 철학을 입힌 사람입니다. 외워서 점수 받는 시험이 아니라,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라는 자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철학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바로 미래의 인재입니다.
바뀌지 않으면 모두가 무너집니다
정치는 어떤가요? 국민은 똑똑해졌는데, 정치는 당 조직에 매몰되어 특권을 내려놓지 않습니다.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은 따로 놀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민이 지도자를 바꿔야 하는 시대입니다. 싸우라고 국회를 만든 게 아닙니다. 특권을 누리며 다투는 정치인은 더 이상 존중받지 못합니다.
특권을 논하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부터는 지도자도 국민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실력, 철학, 책임감을 갖춘 사람이 윗자리에 서야 합니다. 이제는 줄을 서는 시대가 아니라, 철학을 가진 실력자가 드러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겪는 난처함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이 역할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회 구조적 문제입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다음 세대 역시 똑같은 좌절을 반복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10년, 직장은 변합니다
지시받고 따라가는 시대는 끝이 납니다. 이제는 스스로 설계하고, 주도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단순 지시 이행형 직업은 사라질 겁니다. 회사의 명령을 따르고, 심부름하고, 비위 맞추는 사람이 회사의 핵심이 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갑니다.
대신 자기 소질에 맞는 일을 찾고, 스스로 기획하고 이끄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 잘 보는 요령이 아닙니다. 외운 지식을 토해내는 시험은 그만두고, 사고력, 철학, 창의성, 자기 목표에 기반한 학습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도 시험 당일에 한 문장을 보고 철학적 글을 써야 했습니다.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보는 시험이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오랜 시간 철학 중심 민족으로 살아왔다는 증거입니다.
지금처럼 외부에서 주입된 지식을 암기하는 교육 방식은 우리 민족과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철학으로 성장한 민족이며, 그 철학이 바로 실력과 인재를 가늠하는 기준이었습니다.
지금의 직장은 위기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버티면 언젠가 나아지겠지, 윗사람 말만 잘 들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과 같은 직장은 사라질 겁니다.
지금의 조직은 위계 중심 구조, 지시와 이행 시스템, 성과보다는 인맥 관계 유지가 중시되는 문화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산업화 시대에는 잘 작동했지만, 더 이상은 지속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왜일까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자동화는 단순 반복 업무를 빠르게 대체합니다.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명령을 잘 수행하는 존재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고, 어떻게 창의적으로 해결해내는가가 핵심 역량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직장은 창의력, 사고력, 자기주도성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로 재편될 겁니다.
외우는 능력보다 본질을 꺼내는 힘이 중요해집니다
기존 교육은,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푸는 방법, 정답을 외우는 능력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정답보다 자기 질문이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조선의 과거시험은 문제를 외워서 푸는 시험이 아니었고, 당일에 나오는 한 문장을 보고 자신의 철학을 담아 답안을 쓰는 시험이었듯이, 이것은 지금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지식을 외우는 것은 AI가 잘합니다. 그 능력은 사람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경험을 사유하고, 의미를 찾아내고, 방향을 제시하고 본질을 찾아, 바르게 사는 방법을 교육하고 깨우치는 일입니다.
앞으로의 인재는 외운 지식을 꺼내 쓰는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힘은 어디서 나올까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는 능력. 세상과 연결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용기. 소질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감각. 이런 것들이 이것이 바로 다음 세대가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암기시키는 공부를 시켜선 안 됩니다
지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지금과 같은 지시하고 이행하는 형태의 직장은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을 다시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지금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로 말입니다.
답은 명확합니다. 지식에 바탕을 둔 정답을 외우는 훈련이 아니라, 자신만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석할 수 있는 힘, 즉 철학과 사고력, 자율성과 호기심을 길러주는 공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인성, 내 앞에 닥친 일을 바르게 해석하고 바르게풀어갈수 있는 실력.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고 신나게 잘 살 수 있는 진짜 실력.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파고들 때 진짜 몰입합니다. 그래서, 억지로 외우게 하는 대신, 자기 소질과 연결된 탐구를 도와주는 교육과 인성교육 필요합니다.
더불어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암기력 중심의 시험은 점점 퇴장하고, 자기 사고와 창의적 접근을 평가하는 능력형 시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철학의 민족으로서 다시 설 수 있는 교육 개혁의 방향입니다.
회사 조직의 역할도 바뀌어야 합니다
직장의 개념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시킨 일을 잘하는 사람이 좋은 직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만들고 책임지는 사람이 조직을 이끄는 핵심 인재가 됩니다.
이런 변화는기업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공공기관, 정치, 교육, 자영업 등 모든 영역에서 다함께 연계되어 변화되어야 하는 구조적 대전환의 시점입니다.
직장은 더 이상 누가 더 잘 외우는가를 묻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고 어떤 사람인지를 물을 겁니다. 그때 우리는 그 질문에 자신의 철학으로 분명히 답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찾아야 할 겁니다.
그러려면, 직장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와 교육도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실력 중심으로 재편돼야 할 겁니다. 이제는 국민과 함께 가야 할 시기입니다. 특권만 누리는 지도자, 책임을 지지 않는 공직자는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실력과 철학을 바탕으로 역할에 충실한 사회, 사람 중심의 조직, 함께 성장하는 투명하고 올바른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