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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회사에 자꾸 전화하는 부모님, 정말 자식을 도와주는 것일까

by 21C 사람들 2025. 6. 9.

 

자식 회사에 자꾸 전화하는 부모님

정말 자식을 도와주는 것일까?

 


요즘 뉴스나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이런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회사에서 부서를 옮기고 싶어 하는데요…”
“성과급은 언제 주나요?”
“실수로 사표 냈으니 다시 복직시켜 주세요.”


놀랍게도 이 말들을 하는 사람은, 직원 본인이 아니라 그 부모님입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경험한 사례 중에는 부모가 회사에 직접 연락해 자녀의 처우나 업무를 요구한 경우가 꽤 많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마흔이 넘은 성인의 부모가 직접 전화한 일도 있었죠.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 캥거루 족 현상이 직장 안 까지 침투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정말 자녀를 위한 것일까요?

 


부모가 자꾸 개입하면,  자녀는 어떻게 성장하나요?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힘들어 보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합니다. 특히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엄마가 전화해줄까?”, “그 상사 너무하네, 내가 따져볼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연 그 도움은 자녀를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부모 스스로의 불안과 조급함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은 아닐까요?

직장이라는 곳은 정답을 누가 알려주는 시험장이 아닙니다. 혼자서 부딪히고, 갈등하고, 때로는 실패를 통해 자신만의 해석과 판단력을 기르는 훈련의 장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자녀는 고민하고, 눈치를 보면서도 결국 자신의 말하기 방식이나 업무 스타일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사회 속에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부모가 대신 전화해 문제를 해결해 버리면, 자녀는 그 경험을 통해 문제를 분석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겉으로는 상황이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서적 독립과 판단력 형성의 기회를 박탈당한 것입니다.

이런 ‘대리 해결이 반복되면, 자녀는 문제 상황에서 스스로 책임지거나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됩니다. 혼자서는 회사 생활을 감당하기 어렵고, 누군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리는 의존형 성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스스로 묻게 됩니다. 


'나는 왜 항상 힘들기만 할까..'
'왜 나는 혼자서 뭔가를 결정하는 게 이렇게 무섭지..'

사실 이 질문은 부모가 자녀 대신 책임을 회피하게 만들었던 결과일 수 있습니다.  성장은 스스로 해내는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법입니다.

부모는 자녀가 의논이 필요할 때 함께 의논해주고, 힘을 북돋워 줄 필요가 있을 때 응원해주는 존재로서  자녀 곁에서 조용히 지켜봐줄 때, 자녀는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직장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사회학교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먹고 사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월급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내는 공간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본다면, 직장은 단지 노동의 공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힘들면 쉽게 그만두고, 견디기 어려운 순간에 회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직장은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환경을 접하고, 그러면서 그 속에서 사회를 배우고 연구해나가며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훌륭한 사회 학교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직장은 돈버는 노동의 일터가 아니라,  나 라는 존재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증명하며 성장시켜나가는 소중한 공간이 됩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어떤 부서에 배치되었을 때, 나의 소통방식은 팀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협업 속에서 나는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며 의견을 전달하는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는 회피하는가, 도전하는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해볼께요.

사실 이 모든 상황은 내가 나의 멘탈과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소,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직장은 정답을 요구하는 곳이 아닙니다. 대신 나만의 해석, 나만의 방식, 나만의 태도를 성장시키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성장이라는 결과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갈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이 회사, 나랑 안 맞아.”  하지만, 그 말 뒤에는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환경에서 더 잘 성장하는가?  지금 내가 이 공간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직장을 그저 견디는 공간으로 보지 말고,  나 라는 부족한 한 사람을 멋지게 길러내고 훌륭하게 성장시켜줄 사회 학교로 바라보세요.  그 시선이 바뀌는 순간, 같은 일상 속에서도 전혀 다른 성장의 가능성이 보일 겁니다.

 

 

 

자식이 아닌 나 자신을 키우는 시대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부모가 자식에게 모든 걸 바치면서 살아왔습니다. 참으로 숭고한 일이죠.  나는 못 먹어도 자식은 좋은 걸 먹이고 싶고,  나는 못 누려도 자식만큼은 좋은 걸 누리며 살게 하고 싶다는 부모님의 헌신적인 마음은 인간으로서의 가장 고귀한 삶의 방식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녀가 다 자라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가 여전히 자식의 인생을 대신 책임지려 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녀의 부서를 바꿔달라 요청하거나, 사표를 실수로 냈다며 복직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과연 이게 자식을 위한 진짜 사랑일까요.

자식의 인생은 부모가 살아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식의 삶이 곧 내 인생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렇게 헌신하고 돌보며 살아온 세월 속에서, 정작 자신을 잊고 지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자식은 내 분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자식의 삶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길입니다. 

아이가 실수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소중한 삶의 훈련이며, 부모는 그것을 지켜봐주고 뒷바라지 해주는 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식 키운 다음엔, 누구를 키워야 할까요?  바로 나 자신입니다.

우리는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식이 서른에 독립하더라도, 그 후로 남은 30~40년의 시간은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할 시간입니다. 


이제는 자식의 뒷바라지를 내려놓고, 사회 부모로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삶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부모의 헌신에서 인간의 완성으로, 진짜 부모의 자식 사랑은 대신 자식의 인생을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부모 자신이 먼저 걸어야 합니다. 자식이 아닌 자신을 성장시키는 삶, 그것이 오늘날의 부모가 걸어야 할 새로운 길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더 이상 자식만 키우는 시대가 아닙니다. 자식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려는 시대도 끝났습니다. 이제는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시대, 나 자신을 키우는 시대입니다. 

 

직장에 전화를 거는 부모는 결국, 자녀의 자립할 기회를 빼앗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의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는 시원한 바람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는, 부모에게 의지하기보다 사회라는 학교에서 자기 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멘탈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누가 나를 대신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내가 직접 해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자식 회사에 자꾸 전화하는 부모님, 정말 자식을 도와주는 것일까?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누가 나를 대신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내가 직접 해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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