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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직장인의 거리감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것인가 : 혼네와 다테마에, 말보다 깊은 신뢰의 기술

by 21C 사람들 2025. 6. 6.

 

 

일본 직장인의 거리감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것인가

 

혼네와 다테마에

말보다 깊은 신뢰의 기술

 

혼네 속마음

다테마에 겉으로 드러내는 마음

 


우리는 일본 사람의 태도에서  친절한데 멀다, 함께 일은 잘 하지만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낯선 듯하지만 질서 있는 분위기, 친절하면서도 일정 선 이상 다가가기 어려운 태도. 이렅 태도들은 인본인의 대화 기술과 심리적 거리감 관리 방식에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단순한 문화 차이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인연을 조율하느냐는 일본인의 삶의 기술이기도 합니다.

우리와는 많이 다른 일본의 문화에 대해 조금 더 폭넓게 이해하게 되면 오해와 불신의 마음이 조금은 더 옅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함께 힘을 합쳐서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네와 다테마에

말은 존재의 무게다. 절제된 표현은 가장 강한 신뢰의 틀이다.

 

일본인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오해를 자주 받습니다.혼네(本音, 본심)는 속마음, 다테마에(建前, 겉말)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입니다. 이 둘은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선과 진심의 대립 구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 전체가 부드럽게 굴러가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일종의 관계 완충 장치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상황에 맞는 정중한 언어와 예절을 지키고, 속마음은 조심스럽게 드러내되 함부로 판단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해의 폭이 좁아서 생기는 불편한 진심을 억지로 부정하지 않고 인정한다는 사회적 통념인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공적인 태도를 취하는 척 보이지만 속으로는 사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겉과 속이 전혀 다른 모습을 사회적으로는 엄연한 문화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겠죠. 


표면적 친절을 관계의 마중물로

일본 직장인들이 보여주는 정중함, 예의, 적당한 거리감은 어쩌면 상대를 향한 진심 어린 배려일 것입니다. 상대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지나친 개입을 하지 않으며, 업무 중심의 관계를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 나부터 조심하겠다는.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로부터 침범받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 위한 것. 상대를 위한다기 보다는, 철저히 나 자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즉, 이들은 서로에게 부담 주지 않는 것이 관계의 시작이라 여깁니다. 친절은 진심을 다한 예의가 아니라, 당신을 공격할 마음이 없으니 당신도 나를 공격하지 말아 달라는.

이러한 관계 속에서 마음을 열고 싶다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이 먼저가 아니라  믿음과 신뢰가 먼저일 것입니다. 신뢰와 믿음은 실력에서 시작되고, 일본의 문화를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의 인성과 갖춤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힘이 중요하다

말은 곧 기운이다. 기운이 정제되지 않으면 말은 독이 된다.


일본 직장인의 대화는 조율에 가깝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상대의 눈치를 보고 상대와 말을 신중히 듣습니다.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지 않으며, 완곡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싫다는 말도 조금 어렵다는 순화된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들은 침묵도 대화의 일부로 여깁니다. 침묵은 곧 사려 깊음이며, 무례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정보 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인격을 나타내는 행동의 한 방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은 먼저 말하기보다는 먼저 듣는 사람을 더 신뢰합니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 전에는 판단하지 않고, 공감과 이해를 우선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감이 너무 빨라서 상대의 말을 조금만 듣고도 무슨 의미인지 빨리 캐치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의 말을 끝까지 다 들으려면 노력이 필요한데 비해, 이런 미묘한 부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심리적 거리감은 차가움이 아니라 공간을 두는 것

 

일본 직장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거리감은 단순히 타인을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함부로 넘지 않기 위해서 조심스러운 경계를 두는 것 같습니다. 함께 오래 가기 위해서 선택한 그들만의 배려 노력일 겁니다.

즉, 그들은 빠르게 가까워지기보다, 오래도록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속도를 선택합니다.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없는 대신, 한번 마음을 열면 오래 가는 관계가 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거리감은 차가움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책임감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일본 직장에서 마음이 통하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이 관계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조급해하지 마세요.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열리는 것이지 말 몇 마디로 열리는 것이 아니니까요. 정성을 담아 진심으로 대하면서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해나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여나가게 될 겁니다. 

말보다는 실력으로, 감정보다는 인격과 품격있는 태도로 상대를 존중하며 지내다보면 서로 존중하는 관계가 되어 있으실 겁니다. 관계라는 것은 매일 닦고 돌봐야 하는 유기체 같은 개념이니까요.


우리는 때때로 그들의 거리두기를 답답하게 느끼지만, 그 안에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려는 그들만의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진심은 쉽게 보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면의 갖춤이 되어 있다면  서서히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법입니다.

 

일본 직장인의 거리감,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것인가 : 혼네와 다테마에, 말보다 깊은 신뢰의 기술

다테마에는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마음(겉마음), 혼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속내(속마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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