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왜 나와 거리를 둘까?'
살다 보면 꼭 한 명쯤은 말은 잘 통하지 않고 그런데 가까워지고는 싶고. 그러면서 자꾸만 멀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지만 눈빛을 피하거나 대화에 깊이를 허락하지 않는 사람. 그럴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묻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왜 나한테 자꾸 거리를 두지?'
그리고는 마음속에 서운함과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생깁니다. 어떤 때는 상대를 탓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나 자신을 탓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은, 그런 관계 속에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품위를 지키고 기운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분을 위한 작은 안내서입니다.
사람 사이의 거리는 단순히 성격이나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기운과 질량의 문제라는 에너지 관점에서 이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실 수 있을 겁니다.
1. 기운이 서로 맞지 않으면 가까워지지 않는다.
“대우주의 기운은 끼리끼리 논다. 탁한 것은 탁한 것끼리, 맑은 것은 맑은 것끼리 서로의 기운으로 당겨져 모인다.”
이 말은 어릴 적부터 우리 귀에 익숙하게 들려왔던 말이지만, 진짜 그 의미를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문장은 단순히 비슷한 사람들끼리 논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운이란 단순한 감정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말, 행동, 태도, 삶의 방향에서 나오는 보이지 않는 진동이며, 그 기운이 맞아야 비로소 마음이 통하고 인연이 흐르게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서 애를 씁니다. 말을 걸고, 친절을 베풀고, 일부러 다가가 보기도 하죠. 하지만 그럴수록 상대는 더 멀어지고, 오히려 나만 지치고 어색한 마음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아직 두 사람의 기운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운이란 억지로 맞춰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서로의 내면 깊이의 파장이 자연스럽게 공명될 때 말없이도 가까워지고, 설명 없이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대가 나를 피하거나 거리를 두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거리감을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관계는 오히려 얄팍한 말과 과잉된 행동으로 얼룩지게 됩니다. 기운이 통하지 않을 때는, 아무리 좋은 말도 벽처럼 튕겨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조급하게 가까워져야 한다는 생각부터 내려놓으세요. 억지로 붙잡는다고 관계는 가까워지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더 멀어질 뿐입니다.
대신에, 내가 해야 할 것은 단 한가지 입니다. 나의 기운을 맑고 단단하게 가꾸는 것. 내가 내 안의 모순을 줄이고, 말과 행동을 진실하게 하고, 감정을 조율하고, 겸손을 배우고, 스스로를 낮추면서도 품격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면, 그 진동은 말 없이 상대에게 가 닿습니다.
나의 내면의 기운이 높아지면 굳이 말을 걸지 않아도 상대는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은 내 곁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게 기운의 작용입니다.
기억하세요. 관계는 감정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관계는 실력으로 반응합니다.
상대가 거리를 둔다면, 그것은 지금의 나에게 그를 받아들일 기운이 없거나, 그 사람을 흔들 만큼 강한 진동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억지로 손을 내밀기보다는, 묵묵히 나 자신을 갖추고, 내 기운을 다듬고, 세상에 내어 놓는 말과 행동을 맑게 정리하세요.
그러면 언젠가, 그 사람이 먼저 조심스레 당신에게 다가오는 날이 오게 됩니다. 그것은 당신이 관계를 이루려 한 결과가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를 단련한 보상일 것입니다.
2. 소통과 간섭은 한 끗 차이입니다.
“관심을 가지면 가까워지고, 간섭을 하면 멀어진다.”
그 사람과 대화를 시도할 때, 내 말 속에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담겨 있다면 상대는 바로 그걸 느끼고 더 멀어질 것입니다. ‘내가 말을 걸었는데 왜 이렇게 냉담하지?’라는 생각은 사실 내가 상대를 위해 말한 게 아니라, 나를 확인받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말은 줄이고, 눈과 귀로 듣고 관찰하세요. 상대의 표정, 말투, 반응 하나하나에 지금 나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가 담겨 있습니다. 말로 움직이지 마십시오. 기운으로 움직이세요. 좋은 의도로 다가갔는데, 오히려 관계가 더 멀어졌던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지요.
‘내가 뭐라도 도와주고 싶어서 말했는데... 그냥 조언 하나 건넸을 뿐인데 왜 저렇게 불편해하지?’
그럴 땐 마음이 조금 서글퍼지고 내가 괜히 나섰나 싶어tj 혼잣말처럼 뒤늦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소통이라고 믿고 한 행동이 사실은 간섭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둘의 차이는 아주 미세하지만,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때론 아주 크지요.
소통은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간섭은 “바꾸려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소통은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마음이고,
간섭은 내 방식대로 움직이길 바라는 조급함입니다.
소통은 기다립니다. 상대가 마음을 열 때까지, 그 말이 다 나올 때까지. 그리고 판단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입니다.
간섭은 서두릅니다. 상대의 말보다 내 의견이 먼저 나오고, 도와준다는 명목 아래 방향을 정해주려 합니다.
말 한마디의 무게는, 그 말의 의도와 타이밍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심으로 상대를 위한 말일지라도 상대가 아직 그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건 그냥 부담이고 압박이 되기도 하죠.
그러니 어떤 관계든 말보다 먼저 마음을 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지금 어떤 흐름에 있는지, 어떤 감정의 상태인지, 그저 지켜보고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 비로소 말이 통하게 됩니다.
소통이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기다림으로 열리는 문입니다.
때때로 누군가가 조용하다고 해서 그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 자기 안의 해답을 찾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을 믿고 지켜봐주는 것도, 훌륭한 소통입니다.
내가 말해서 풀리는 관계가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편안한 관계가 결국 진짜 가까운 관계입니다.
지금 당신이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무엇을 말할까보다 먼저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는가,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져보세요.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일 뿐 그릇에 담긴 온기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내용도 결국은 식어버립니다.
3. 그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를 먼저 갖추세요.
“사람이 갖추면 쓰지 못할 연장이 없고,
갖추지 못하면 쓸 수 있는 연장은 하나도 없게 된다.”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관계를 좋게 만들겠다는 생각 이전에
내가 진짜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돌아보십시오.
내공이 단단해지면,
어떤 사람도 당신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바른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게 기운의 힘입니다.
🛠 실천을 위한 5가지 정리
일주일간 말을 줄이고 관찰하세요.
말 걸지 말고, 상대의 표정, 반응, 걸음걸이, 일하는 스타일을 가만히 느껴보세요.
상대에게 진심으로 주고 싶은 것이 있는가 자문해 보세요.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 인연은 공부용입니다. 더 끌어당기려 하지 마세요.
대화를 하되 해석하지 마세요.
상대의 짧은 말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머리’를 멈추고,
그냥 말한 대로만 받아들여 보세요.
거기서 마음이 맑아지고, 기운이 통하게 됩니다.
내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돌아보세요.
실력이 없는 사람은 말로 인정받으려 하고,
실력이 있는 사람은 침묵 속에서도 존중받습니다.
그 차이를 스스로 확인해보세요.
그 관계를 통해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할지 질문하세요.
불편한 관계는 반드시 나의 어떤 부족을 건드립니다.
그 부족함을 감지하고, 공부로 바꾸면 그 사람은 당신 앞에서 더 이상 불편한 존재가 아닙니다.
‘선생’이 됩니다.
억지로 가까워지려 하지 마세요. 질량이 다르면 멀어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실력이 갖춰지면, 멀어진 관계도 언젠가는 기운 따라 다시 만나는 날이 옵니다.
지금은 들이댈 때가 아니라 상대의 얘기를 들어줄 때입니다. 서로의 마음이 열리면 말하지 않아도 가까워집니다.
“멀어진 관계, 다시 가깝게 할 수 있을까요?”
사람 사이의 거리는 우리가 억지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물건이 아니기에 내가 좋아하니 가까워지자고 말한다고 가까워지지 않습니다.
관계는 실력으로 반응합니다. 내가 맑고 단단한 기운을 갖추고 있다면 굳이 다가가지 않아도 사람은 조용히 곁으로 옵니다.
때로는 상대의 냉담함이 내 내면의 부족함을 일깨워주는 거울일 수도 있고, 그 침묵이야말로 내가 더 성장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침묵의 수업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와 어색하고 멀게 느껴지는 관계에 계시다면 조급해하지 마시고 잠시 멈추어 마음의 숨을 고르시길 권합니다.
말보다 먼저 움직여야 할 것은 기운이고, 다가가기 전에 갖춰야 할 것은 실력이며, 가까워지기 이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내가 그 사람을 진심으로 이롭게 하고 싶은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해질 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도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좁혀질 것입니다.
이 글이 당신의 하루에 작은 평화와 깊은 통찰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